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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치료(PT)/기타

치료에 정답은 없다. 다만 금기만 있을 뿐이다.

by 어린프린스 2021.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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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한참 교육도 많이 듣고 공부하다가 너무 많은 정보들이 머릿속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과부하가 걸렸는지 한 날은 도대체 제대로 된 치료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한참을 묵상한 적이 있었다.

그때 당시에는 병원에서 치료를 하고 있으면 선배들이 지적하는 분위기가 종종 만연해 있었다.

"왜 그렇게 하니?" 
"그렇게 하면 안 되지"
"그렇게 해서 좋아지겠어?"
"근거가 뭐야?"
"그렇게 하는건 틀렸어"


물론 후배사랑으로 가르쳐주기 위해 물어보시는 선배님도 계셨지만 그냥 갈구기? 위해서 물어보는 선배도 없잖아 있었던 것 같다.

어쨌거나 선배가 틀렸다고 한 방법으로 치료를 했는데도 환자는 여러모로(육체적, 정신적) 좋아졌고 고마워했다.
그것에 대한 선배의 반응은 그냥 얻어걸린 것이다 또는 환자가 무안하니 거짓말하고 있다는 등의 갖은 이유로 어쨌든 무조건 내가 못한다라는 결론을 지었었다.

그때는 어린 마음에 내가 정말 틀린 걸까라고 생각했으나, 많은 책을 보고 여러 학회의 교육을 들으면서 다 제 각각의 이론과 테크닉이 있으며, 근거는 존재하나 정설이란 없다는 것 또한 깨닫게 되었다. 의학계에서의 이론은 세월이 지나면서 계속 변화하기 때문이다. 수학의 정석 같이 몇십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이론은 정설이라 붙여도 무방하다.

별것 아닌것 같았으나 이 깨달음은 당시 완벽한 이론과 교육, 테크닉을 찾아 헤매던 나에게 1492년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과도 같은 의미가 있었다.
마치 발에 채워져 있던 족쇄의 열쇠를 찾은 기분이었다고나 할까나..(스고이데스)
절권도를 창시한 고 이소룡 사부님께서
"절권도에는 무술의 품새나 초식이 없다. 그러나 모든 품새와 초식을 가지고 있다."
란 말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게 되는 순간이었다(존경합니다 브루스리ㅠ).

그 뒤로 나의 치료에는 한계를 두지 않았고, 서양의학이든 동양의학이든 대체의학이든 유사의학이든 중의학이든 환자에게 적용했을 때 괜찮거나 좋아지면 모두 나의 것으로 소화하고 받아들이고 적용시켰다.
물리치료사로서 물리치료적인 방법만 고집한다면 그것은 목적전도 현상이 일어나는 것과 같다.
우리는 환자를 좋아지게 해야 한다. 그것이 제 1목적이 되어야 한다. 그 뒤에 문제는 나중에 생각하라.
그 당시 이렇게 치료를 하는 선생님이 드물었기에 환자들에게서 나의 인기는 그야말로 더 이상 내입으로 말하지 않겠다...

그러나 여기에 단점이 있었으니, 
몇몇 제대로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주관적인 치료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환자를 더 안 좋아지게 만들었었고, 알고 보니 내가 좋다고 믿고 있었던 테크닉을 그만 금기증에 써 버린 것이 그 원인이었다.

그 후, 아무리 좋다는 치료 방법도 금기증에는 다시 한번 주의를 기울이며 조심하게 되었다. 금기증만 조심한다면 어떠한 치료방법을 적용하더라도 환자는 결국 좋아지게 되어있다.  혹여나 좋아지지 않더라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되거나 하지는 않는다. 
다만 더 효율적이냐 아니냐의 방법론적인 문제는 있을 수 있겠으나 효율이란 것도 어찌 보면 또한 상대적인 것이다.

'치료에 정답은 없다. 다만 금기만 있을 뿐이다.'

그렇다.

정답을 찾기위해 고군분투하는 것도 중요하나 만약 정답이 없다면, 금기증에 치료를 적용하지 않는 분별력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신뢰가 가는 치료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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